Daily Archives: October 17, 2020

푸른 날.

10 월 17일 햇살 좋았던, 가장 아름다웠던 나의 친구의 결혼식.

기쁨에 겨워 흘리는 눈물의 의미가 남다르게 가슴을 파고들었던 오늘.

축사를 하며 절대 울지 않으리라 다짐 또 다짐하며 며칠동안 강아지를 간식으로 달래가며 내 앞에 앉힌채 쉴새 없이 연습 하고 무대에 올랐지만, 청승맞게 흐르는 눈물은 차마 막을 수 없었다. 오늘 식장의 아름다운 조명과 함께 반짝반짝 빛나던 콧물을 배부르게 먹었던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다른 결혼식에서 신부 친구가 울면 왜 저렇게 울까 이해 할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지만, 오늘 나는 그 친구들이 울었던 이상의 눈물을 흘렸다. 민폐가 된 것 만 같아 많이 부끄러웠지만, 신부와 나만이 아는 무언가가 떠오르던 그 순간만큼은, 눈물이 아닌 그 어떤 것 도 대신 할 수 없었음을 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친구의 모습을 내 눈에 직접 담고 그동안 숨겨왔던 마음을 전하게 되었던 오늘의 시간에 다시금 감사드린다.

나에게는 한 없이 고마운 친구이다. 그저 어렸을때 재미있게 놀던 기억의 친구가 아닌, 같이 무르익는 길을 걷던 친구이다. 내가 가장 솔직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었고, 걱정을 들어주었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 나를 품어주었다. 그저 웃음을 먼저 보여주던 나의 친구..   평정심을 찾고 싶을때면 전화를 했었고, 특별한 대화 하나 없이 그저 뭐하냐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해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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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 이다. 교과서 울렁증 때문인지 두꺼운 책을 오랜시간 읽어 내려갈때면 속이 탁탁 막히는 순간이 찾아온다. 잠깐씩 찾아오는 부담스러운 그 공기를 참아내다보면 괜한 자신감의 불씨가 꺼져가는 무기력함을 느낀다. 그 날 도 마찬가지였고, 나는 책을 잠시 덮고 기도를 했다. 그리고 기분을 빠르게 전환하고자 다짜고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혼을 이틀 앞 두고 있는 예비신부에게 딱히 할 말이 없어 뭐하나 물었더니 공연 오디션 연습하고 있단다.

“뭐해?”

“연습하지. 너는 뭐하나?”

“나 공부해.”

세상 짧은 대화였지만, 대학시절 나의 하루의 전부였던 친구와 함께 하는 “꿈을 이루는 연습”은 그날 밤 도 나에게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힘을 불어넣었다. 같이 걷는 이 길 위에 서서 피식 웃는 그 아이의 모습에서, 평정을 얻었고, 치유와 위안을 얻었고, 기쁨을 얻었던 것 처럼, 그 날도 내 마음에 따뜻한 손난로 하나 툭 얹어주었다. 고작 1분 9초의 통화였지만,  소중했던 그 기분을 간직하고파 사진으로 통화 기록을 짧게 남겨두고 다시 책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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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 그 어떤 것 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한 없이 주고 싶었던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친구이다. 기쁜 오늘이 오기까지 고생길 숨어 걸으며, 혼자 있고 싶은 시간도 기다림으로 내어주고, 서로를 지켜주었던 평범했지만 쉴새 없이 빛이 나던 귀중한 시간들이 뇌리를 스치며 내 마음을 데운다. 오늘 그 미소가, 아름다웠던 두 눈이, 오랜시간 가슴에 남을 것 이다. 사랑하는 내 친구, 이제는 혼자서 마음 앓이 하는 삶이 아닌, 미소가 똑 닮은 선한 신랑과 함께 행복한 시작의 길을 걸어 웃는 날이 가득 담긴 푸르른 열매 맺기를 기도한다. 푸른 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았던 오늘도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랑한다 조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