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 떠났던, 떠나려는 이들의 옆에 서서

우리 모두가 같다. 사랑하는 대상을 떠나보낸다는 것 에 대한 두려움을 셀수 없이 느껴보았을 것 이다. 살아 숨 쉬지 않는 자를 그리워 하는 것, 그 사람과의 시간을 마음속에 담아두며 사는 것,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때, 몸을 뒤트는 순간에 느껴지던 작은 움직임이 아직도 볼 옆을 스칠때면 나는 아직 그 사람과의 공간 속 에서 사는 것 만 같기에 .. 혼란의 시간 한 가운데 깨어진 얼음조각을 밟고 서 있다. 누군가를 멀리 보낼 때 에는 함께한 시간 그 이상의 오랜 시간의 치유가 필요하다. 다음을 준비 하기에는 모든 것 이 아프기 때문이다.

나를 너무나도 잘 알았던, 내 삶의 모든 것 이 었던 사람의 자리를 옅어지는 기억으로 남겨둔 채 또 다른 이에게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 것 이 언젠가는 늘상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겠지만 서른을 넘긴 지금도 힘들다. 만질 수 없는 그 사람이 그리워 양 귓바퀴가 뜨겁게 달궈진 채 눈물을 삼키며 살아온 윗 사람들을 따라 나도 같이 슬픔을 삼키는 법을 배우는 중 이다.

사람들은, 그리고 어른들은 (아직 나는 어른이 되기 싫은가보다) 가끔씩 서로의 달라진 모습에 “이사람 죽을때가 다 되었나 왜 안하던짓을 하고 그래” 하며 농담 섞인 말을 주고 받곤 한다. 가을 날 창 밖을 보며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가벼이 흘려들었던 그 말을 자꾸만 되내이고 생각을 밟아 다진다.

안 좋았던 기억이 용서의 갑옷 속에서 눌리고 곪아 가슴 속을 떠날 것 같지 않을 것 만 같을때 가 있었고, 주고 받는 말이 날 선 창이 되어 마음을 찌르기도 했으며, 그저 닫힌 모습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밖으로 내 돌았다. 또한, 세상 행복을 가득 안은 순한 미소를 보았으며, 따뜻한 손을 건네어 감싸안았고, 모든 것 을 양보하고 나누었고, 어느 날은 배가 당기는 아픔을 느낄정도로 웃기도 하였다. 함께 했던 그동안의 기억만으로 한 사람의 삶에 동그란 마침표를 찍어내기엔 아직 남아있는 길이 너무나도 귀하기에 예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까지도 남김 없이 보여주고 가려는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남겨진 사람도 묵묵히 마음의 준비를 한다. 고통 중 에도, 행복 중에도 세상을 떠나는 그 회색 빛의 순간에도, 기억을 담아내며 다음을 준비한다.

기억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 이 아닌 가슴안에 뛰는 박동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도 함께 하는 것 이다. 그래서 쉽게 없어지지도, 바뀌지도, 그리고 다시 그려낼수도 없는 내 삶의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 하는 숨 인 것 이다. 누군가의 기억에 나를 주었고, 나의 기억에 그들을 품는다.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마지막 날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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