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미래가 열린 길에 서게 되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그 수 많은 갈림길 앞에 우두커니 선 채로 셀 수 없이 고민하였다. 하루에도 수백번 나의 생각을 엎치락 뒤치락 흔들며 혹시 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팔랑귀가 되지 않을까 두려움이 피어난다.
나는 신앙 이외의 나의 모든 것 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최근들어 다른 이들의 말에 더욱 더 귀 기울이게 되었다. “너는 이러면 좋을 것 같아.” “너는 무조건 여기를 가야해.” “내말 들으면 후회 안해.”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통하여 세상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나에게 꼭 알맞는 판단을 할 수 있을꺼라 믿었다. 다만 하나 잊고 있던 사실이 있었다– 나에게 조언 해주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은 귀하고 귀하다만 .. 그 모든 조언들이 천차만별이자 넘쳐나는 열린 결말을 함께 던지고 있다는 것 이다.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도움을 바라는 것 이 미안해서 모든 것 을 혼자 해결 하려 했다. 부작용으로 쓸데 없는 주관까지 확고해져 실패를 거듭 경험하기도 하였다. “제발 말 좀 들어라. 웃으면서 고집 부리지 말고.” 보는 사람 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고, 나는 그럴때마다 이상하리만큼 내 자신이 자랑스럽게까지 느껴졌다. 나의 고집으로 하여금 좋은 길을 걸었으면 모르지만, 사실 돌이켜보면 희열 뒤 찾아오는 아쉬운 점 이 더 많았다. 나의 옹졸한 고집이 가져온 결과이기에 할말도 없었고, 이제는 도움을 받는 것 을 두려워 말자 결심했다.
도움을 받는 법을 잘 몰라 무작정 물었다. 나의 선배들, 교수님, 친구들, 등등. 자세를 고쳐앉고 그저 듣는 조언 조언 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무지했던 내가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던 여러가지의 말들이 내 머리에 불을 지폈다. 뜨거웠고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저 신기했고, 내가 모르는 세계에 코가 아닌 눈과 귀가 숨을 쉬는 것 만 같았다. 한 뭉텅이의 해답지가 내 손 에 쥐어진 것 이다. 그렇게 묻고 또 묻는 그 길에서 어느새 내 삶의 주인이 나라는 것 조차 잊었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 길이 생기지 않았다.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인지 그 시작을 기억하기 힘들다 ..
열린 미래의 갈려진 길에서, 모두가 치열하게 사는 현장 앞에서, 나는 한발짝을 떼어내기가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정말 혹여라도 내가 후회 할까봐.. 그리고 나를 위해 열과 정성으로 조언 해 주던 이들과의 시간을 원망하게 되는 어리석은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생겨날까봐.
두 손을 모아 담아도 한참이나 모자랄 수 많은 경험담과 확신이 섞인 설득 속 모두가 입을 모아 끝 말을 잊지 않고 건네준다. “결국 네 인생이야. 네가 결정해야해.”
내 인생이라고, 나 혼자만의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본 적 단 한번도 없지만, 내 멋대로, 내 고집대로 한 길만을 걸었고, 지금은 내 방식대로 살면 안 될 것 알면서,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어긋나버린 생각과 삶의 결정권 앞에서 모순 입은 어리석음이 가차없이 드러난다. 시간은 나를 자꾸만 재촉하고, 움직이는 시곗바늘을 눈동자의 힘으로 멈출 수 있는 기가막힌 초능력을 상상 속 에 고이 묻어 둔 채 괜한 손톱만 쉴새없이 물어 뜯는다. 내 손톱이 남아나지 않는 이유는 피아노를 열심히 치는 것 이전에, 열린 결말 속 의 해답을 찾아 헤메는 정신을 붙잡기 위해 손끝에 이를 대어 악물고 버티면서도, 결국 깊게 박힌 손톱의 틀을 허물어 뜯어내고픈 숨겨진 욕망이 살아숨쉬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