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감에 눈을 비벼대면 얕은 눈물의 움직임이 들리고 눈물샘을 꾹 눌러 자극을 줄수록 순간의 가려움은 극에 달해 결국 초라한 눈물이 찔끔 거리며 손끝을 탄다.
내 마음도 그런 것 같다. 나를 살게 하면서 도, 결코 잊고 싶은 지난 기억 속 무언의 감정을 꺼내어 보는 매 순간마다 마음 구석구석이 쓰리다. 위아래로 쓸어내리며 할퀴는 그 감정이라는 기억은 내 등에 차가운 땀을 적신다. 귀에서 그 음성을 기억 하게 되고, 짙어질수록 내 머리를 감싸는 것 만 같다. 마치 내가 다시 그때 그 시간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것 만 같은..
먼지 가득한 내 손의 자극에 의해 답하는 조건 반사적인 눈물처럼, 뿌옇게 덮은 내 어두운 마음은 자꾸만 옛 기억을 되내어 나를 괴롭힌다. 기억과 마음의 마찰 사이에서 쉴새 없이 뜨거운 눈물은 손과 볼을 타고 흐른다.
원래 홍채는 늘 울고 있다고 한다. 늘 눈물을 머금고 있다고 한다. 여러 자극에 의해 세상에 꺼내어 지고 폭팔하듯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는 것. 사람 마음과도 같다. 기억을 담고 사는 것. 결코 해롭지 않다. 다만 온전히 담겨져 있던 기억을 깨부셔 내 손으로 끼워 맞춘 조각같지도 않은 소모품과 소설같은 오해,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생겨난 오묘한 감정은 독한 염증과도 같다. 품어진 기억은 그리 나쁘지 않다. 그리 위험 하지도 않다. 위험한 것 은 단 하나 뿐 이다. 억지로 무언가를, 아니 누군가를 기억에서 꺼내어 짓누르려는 나의 고약하고 짖궂은 마음.
기억이라는 우물 안에 고이 담겨 있는 그대로의 눈물을 자꾸만 자극하고 흐르게 하려는 나의 “슬프려는” 마음이 솟구칠때마다 밖을 보며 진짜 눈물을 흘리며 잊으려 한다. 오늘도 나를 찾아온 너를 피하기보다 다시 잘 타이르고 달래고, 또 소리치며 돌려보낸다. 짧지만 치열했던 감정의 소용돌이는 이제 잠잠히 자기 자리를 찾는다. 짙게 그을렸던 기억도, 나의 어둑한 마음 먼지도 이제 저 먼 발치에서 옅은 구름 사이로 몸을 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