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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2020

내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에 책임감이 더해져 마음을 짓누른다. 그래서 나는 말을 하기 전 에 크게 웃거나 멈칫 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하였다. 조금 더 생각해보려고,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눈 깜빡하면 스쳐지나가는 그 짧은 시간을 붙잡고 고민을 해보지만, 오히려 그런 어리숙한 모습들이 상대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아직까지도 시행착오가 많지만 내 말과 행동에는 진실과 성의를 빠짐없이 담으려 한다. 다만 그 신중한 말과 행동에 가리어진 마음 속 혼란과 상처에 대한 책임은 자꾸만 회피 하였다. 누군가와의 관계 앞에서는 늘 얼음 위를 걷는 것 처럼 조심스러웠지만, 방심하는 틈마다 내 안에 쌓여가는 후회와 크고 작은 원망에는 크게 마음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아니, 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선을 베풀고 행하는 것 에 있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마음에 계산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의 선이 물론 그리 대단한 것 은 절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이 세상에서 그리 쓸모 있는 것 은 아니라고 하기도 한다. 나는 꼭 몸으로던 마음으로던 내가 받은 사랑과 선행을 그대로 실천하고 싶었고,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기뻤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는 기쁨의 길 옆에 피어나는 마음의 대가에 눈을 돌렸던 것 같다. 어리석은 것 잘 안다. 찰나의 순간에 눈을 돌린 나는 어느새 억울함이 가득한 사람이 된 것 만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억울했고, 그러려니 하며 넘기다가도 울컥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습관적 생각이 낳은 현재 나의 자리와 내 마음의 그릇의 무게가 벅차게만 느껴졌다.

우리집에서는 동호대교가 보인다. 그곳에서 오늘 누군가는 생을 마감했다. 빨간 노을 아래 구급차와 경찰차가 줄 지었고, 한강에서는 실종된 그 사람을 찾아 배가 이곳저곳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멍하니 빠르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멀리 가지 않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한시간 뒤에 모두가 철수하였고, 나는 밤새 같은 자리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떠난 자리에는 다시 평범한 하루의 밤이 찾아왔고, 그리 많은 차들이 다니지 않았다.

내가 답답함을 속에 이고, 수북히 쌓인 원망더미를 바라보며, 허탈함을 부여잡고 온갖 어두운 생각을 하는 동안, 한 사람은 이 세상을 떠났다. 아마도 극으로 치닫는 절실함에 쫓겨서, 그래서 떠나갔을 것 이다. 괴로움, 허망함, 슬픔 뒤에 자리한 삶에 대한 간절함을 가슴에 꼭 쥐고 떠나갔을 것 만 같다. 그렇게 한 사람이 멀리 가는 동안, 나는 소중한 내 삶에 대한 책임을 자가격리를 핑계삼아 그저 회피하려 했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나의 헛된 회피와 원망의 시간이 그 사람에게는 간절히 살고 싶었던 꿈이었을 수 도 있다. 물론 나는 이름도 알지 못 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지만.. 주어진 나의 삶에, 살아 숨쉬는 나의 마음에 진실만 자리할 수 있도록 책임 지고 지키는 법을 다시 배우려 한다. 넘치는 감사함을 가장 먼저 기억하며, 지혜로운 말을 마음에 품고, 빠르게 지나가는 “지금 이 순간“ 에도 모든 진심을 담아 살아보는 노력을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