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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in Ballade No. 1 – Sunmi Han 
남들보다 조금 더 굽은 길을 택하더라도 그 길에 대한 온전한 믿음과 길 끝에 나를 기다리는 무언가에 대한 확실한 소망이 있다면 묵묵히 걸어 가야 한다는 것 을 다시 한번 느꼈다.
먼 길을 걸어오신 할아버지가 오늘 마지막 병원으로 출근을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주를 앞둔 나에게는 오로지 그 생각 뿐 이였다. 이 연주를 통한 내 마음이 한국에 계신 할아버지께 고이 전해지기를.. 
불꽃과 같이 화려하고 기교가 많은 연주로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 은 음악가로서 내가 다른이들보다 뛰어나게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 진심을 글 보다 더 잘 전할 수 있는 것 이 음악이라고 굳게 믿어왔고 지금까지도 나는 마음에 다른 어떠한 변화 없이 음악을 대해왔다. 
오늘 연주를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낀 것 은 지금 내가걷는 이 길에 대한 수 많은 의심의 눈초리들에 의기소침한 순간들도 많았고, 어려운 길 택한 것을 바라봐야만 했던 소중한 사람들을 한없이 지치게도 했지만 내가 굳게 믿었던 작은 소망이 결코 헛된 이의 꿈이 아닌 진정으로 값진 배움이자 삶의 행복이라는 것 이다.
남이 뭐라 하든 어떠한 이해나 배려 없이 오직 내 길만을 걷겠다는 막돼먹은 고집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것 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이 모든 것 을 있게 하신 하나님을 위해 앞으로도 성실하게 배워나가고, 서툴지만 진정성 담긴 나만의 음악을 그려나갈 수 있길 기도한다.
쉬지 않는 배움을 통한 발전에는 그 끝이 없다고 늘 말씀하신 할아버지를 생각 하며 음악가로서 나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고, 지금까지 내가 흔들리는 상황에도 있는 힘을 다해 걸을 수 있게 도와주신 그런 할아버지의 소중한 지혜와 기도를 오늘 저녁 나의 연주를 통해서 가장 크게 말하고 싶었다. 화려한 불꽃으로 하늘에 수를 놓고 그 광경을 마냥 바라보는 것 이 아닌, 은은하지만 끊임 없이 타오르는 촛불과 같은 할아버지의 삶을 존경하고, 나의 길 또한 그렇게 오래도록 어둠을 밝히는 한 곳 의 빛으로 남길 바라는 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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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싶은 것 도 많고, 부끄러운 것 도 많고, 이런 내 자신을 이끌고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하나 막연한 생각도 든다. 어느새 스무살을 너머서 삼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지금 이 시간이 오히려 또 다른 성장의 길의 시작이라는 것 도 잘 알기에 최대한 담담해지려 노력한다. 어느 순간은 고독함이 마음을 짓누르지만 늘 조심스러운 것 은, 나의 지난 실수를 기억하며 내 자신을 제어해야 함을 잘 알기 때문에, 혼자 갖는 시간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 것 인지, 또 무엇이 나를 이렇게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인지, 주는 것 이 그리도 좋다면 왜 받는 것 은 이리도 힘든 것 인지 .. 이렇게 살다간 많은 인연들을 잃을 수 도 있겠구나 덜컥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지만, 아직도 나는 내 자신이 왜 이리 어리고 또 고르지 못한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우는 것 말고 딱히 할 수 있는 것 이 없다. 틀을 바꿔보려 했고, 내 자신을 부인해보기도 했지만 이것만큼 어려운 것 도 없었다. 내가 아닌 사람으로 사는 것 이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의 지경을 조금씩 더 넓히고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변화를 실천한다면 혹시라도 올 미래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고 손 끝으로 표현하고 발바닥을 통해 그 울림을 조절하는 것 이 내가 매일 매일 하는 일 이고 또 그 일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으로도 많다. 내 마음이 무언가에 눌려 있고 매 순간이 조심스럽다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 이 어려워지는 것 처럼 내 음악도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노래가 될 것 이다. 늘 노력하고 있지만 더 다가가야 한다. 하고 또 다시 하고, 끊이지 않는 시도가 언젠가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문을 열어 줄 것 이라 믿는다.
힘이 없는 사람에게 닥친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단련을, 단련은 소망을, 그 소망을 잘 아시고 주시는 약속까지. 내 두 팔로 이 모든 것 을 다 품을 수 있을까 순간적으로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이 기나긴 기다림 속 에서 견디고 노력하는 만큼 가슴에 품은 소망을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진심으로 믿는다. 지금 마음에 품고 있는 소망이 나에게는 삶의 이유가 되었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도 하는 그 시작이 되었으니까.. 그 시작으로 하여금 매 순간을 버티는 견고한 마음 또한 배웠으니, 그렇게 하루를 이겨내고, 한달을 꽉 채워 일년이 될때까지 이 마음을 있는 힘껏 꼭 껴안고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