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곳 정착하기. 뮌헨.
지금쯤이면 이스라엘은 아직도 더운 빛이 내리쬐는 한 여름 날 처럼 뜨거울텐데, 오늘 이 곳 에는 눈이 내렸다. 한겨울이 되어버린 요즘, 매일 아침 집을 나설때면 너무 깜깜하다보니 마치 한 밤 중에 학교 가는 것 만 같다. 이 시간에 도대체 누가 걸어나 다닐까 싶다가도 등교하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힘겹게 지하철을 탄다. 다시금 시간을 확인하면 그리 이르지도 않은 시간.. 7시. 깜깜한 아침. 내게 유난히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이 시간을 특히나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스라엘에서의 매일 아침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고요하고, 아직은 어둠의 공기가 그대로 남아있으면서도,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시간.. 이스라엘은 동떨어진 외로운 땅 임 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던 곳 이지만, 그만큼 나에게는 그곳의 아침 햇살은 큰 힘이 되곤 했다. 그 어느 곳 보다 아침 햇살이 밝았고, 단 하루도 어두운 날 이 없었다. 5시에 일어나도 차가운 공기 속 해는 저 멀리서 어렴풋이 선을 그리고 있었고, 아침 7시만 되어도 해가 떠 있다. 그래서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일찍 일어난 것 같지 않았고, 늘 밝은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무거울때도 밝은 해를 보면 그리 힘겹게 애쓰지 않아도 마음에 드리워진 어둠을 쉽게 걷어내었다. 늘 변함없이 나를 기다려주는 아침이 고마웠다. 가끔은 이 아침을 즐기고 싶어서 쓸데없이 일찍 일어나서 촛불 켜고 책상에 앉아 있기도 했다.
내가 밤새 울다가도 아침 해를 보면 그 눈물은 다 닦아 낼 수 있는 것 처럼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준 다는 것 은 참으로 감사한 일 인 것 같다. 마음이 불안하다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뒤를 돌아보았을때, 하늘은 올려다 보았을때, 가슴에 손을 얹었을때, 눈을 감고 생각을 떠올릴때, 마음이 안정이 된다. 어려운 하루하루이지만, 그만큼 변함없는 무언가는 늘 존재함을 믿기 때문에 나 역시 마음을 굳건히 지키고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뮌헨에서의 아침을 맞는 방법은 이스라엘에서와 많이 다른 듯 하지만, 어둠 속 에서도 늘 하루는 시작된다는 것 을 마음에 새긴다. 해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원래의 자리로 찾아오는 것 은 변함이 없기에, 나는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해가 짧으면 짧은대로, 길면 긴대로, 그 자리의 주인은 바뀌지 않기에 나 역시 나의 자리로 항상 돌아가는 법을 배운다. 헤매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할 때 에도 돌아가는 법을 알기에 그 발길만 옳은 곳 으로 돌리면 된다. 아니, 헤맬 필요가 없다.
새로운 곳 에서 또 다른 겨울 아침을 맞는 방법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내가 어느 곳 에 있던, 고요한 아침시간을 늘 소중히 여기며, 해를 맞는 나의 마음 또한 더욱 커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