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May 14, 2016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엄마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그 어느때보다 행복한 대화의 끝자락 내가 지금껏 엄마에게 들었던 수많은 사랑의 말 중에 가장 가슴 아팠던 오늘의 사랑 고백. 소리 없는 물의 걸음과 같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던 그 말이 좀처럼 나의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나의 어떠한 것이 엄마에게 어려움을 주고 또 주고도 모자라서 결국 가장 유일한 사랑까지도 어렵게 한건지 생각해본다. 어딘가에 흩어져 있는 나의 삶 속 제대로 된 형태 없이 깨진 유리조각들이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상처를 주고 있진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너무 많이 사랑해서. 그 사랑이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늘 기도한다는 엄마의 오늘 고백은 나 역시 그동안 많이도 무거웠을 엄마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말이였을텐데.. 이 짧은 한마디로 하여금 엄마의 사랑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한발짝 더 나아가 조금 더 감사하게 되었다. 짧은 말 안에 함축된 그 깊이를 헤아리기에는 나의 지혜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다시 한번 느끼는 것 은 나는 엄마의 기도와 사랑을 늘 잊지 않아야한다.

흔히들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속 부모님의 기대에 못미치는 삶을 사는 것 에 대한 어려움을 나누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종류의 대화가 늘어가고 가끔은 버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깨달았다. 우리가 그때 과연 그 사랑을 다 알고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 일까. 우리만의 어려움이 다 가 아니라는 것 을 과연 인지하고 있었을까. 부모님에게도 어쩌면 점점 어려워지는것이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내가 부모님께 해드리지 못하는 것 에 대한 죄책감의 무게 그 이상으로 부모님 역시 나에게 늘 미안해한다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한쪽 허파와 같은 존재이다. 함께 숨쉬고 함께 나누고.. 어딜가든 잊지 않고 서로의 숨을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때가 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기 보다는 미안함과 안타까움만 커져갔다. 절대 서로 미워할 수 없고 늘 함께하는 것 이 당연했기에 서로의 변화를 예민하게 알아채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도 모르게 당연하게 느끼던 엄마의 사랑 속 여기저기 움푹 파인 상처를 눈여겨 보지 못했다.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억누르며 삼켜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미처 알지 못하고 나만의 어려움을 엄마에게 나누며 늘 기대기만 한 것 이 엄마에게 너무나도 미안해진다. 

엄마에게 많은 것 을 빼앗고도 사랑하는 것 까지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던 내 실수를 알게 된 이 순간, 나는 엄마에게 또 다시 미안하다. 내가 그 사랑의 거울이 되어 보여줄 수 있고 안아줄 수 있었다면 엄마도 그 사랑이 이뤄내는 치유를 함께 누렸을텐데 거울은 커녕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빛을 물끄러미 바라보듯 그 사랑을 당연시 받았던 내가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 나의 작은 거울에 비춰진 엄마의 사랑을 당신이 보았더라면 엄마 역시 조금 더 행복할텐데 그 거울이 되어주지 못한게 미안할뿐이다.

엄마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한다. 하지만 엄마의 그 사랑을 그저 큰 바다와 같이 광활하고 하늘을 덮은 거대한 빛과 같이 느끼고 있던 내 자신은 아직도 어린 아이보다도 못한 존재이다. 사랑의 크기와 깊이를 당연히 여기었던 것이다. 부족한 거울일지라도 엄마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것 을 절대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 사랑 없었으면 지금 나는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을꺼라고. 하나님의 사랑을 알아가고 그 사랑을 내 삶에서 조금씩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늘 기도하는데 내가 기도하는 그 사랑의 방법을 엄마를 통해 늘 보여주신다고. 

엄마, 내가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미안한 만큼 정말 사랑해. 또 사랑하는 만큼 정말 감사해. 정말 정말 감사해. 이렇게 사랑할 수 있는 엄마가 있어서. 아픈 것도, 기쁜 것도, 미안한 것 도, 다 함께 할 수 있는 엄마가 있어서 너무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