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그렇게도 두려움이 많던 내가, 두려운 하는 곳 에 서는게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말하기에는 온전한 진실같아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하다만..  보통같으면 유난을 떨며 배도 아픈 것 같고 머리도 아픈 것 같고 몸도 쑤신 것 같고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안에 떨며 침대에 누워서 눈을 몇시간째 감아보려고 했겠지만.. 오늘은 다시 피아노 방에 들어와 앉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억지로 눈을 감는 건 안하기로 했다. 

 

정말 오랫만에 느껴보는 기대감이 있다. 물론 누구에게는 매일매일을 주어진 일이다 하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 내게는,  3년이라는 공백기 후 갖는 이 무대는 의미가 깊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볼때마다 당차고 신랄한 마음으로 꿈꾸던 황금같은 청춘이 처참히 밟히는 것 만 같은 순간들이 기억을 채우지만, 그것은 결코 없어서는 안되었던 소중한 시간이였음을 깨닫는다. 퀼트를 이루는 각기 다른 한조각 한조각이 결국엔 하나의 공예작품이 완성이 되듯, 내 삶 역시도 늘 같지만은 않은 한순간 한순간을 기어가며 또 누비질 해 가며 작고 큰 순간들로 이루어진 다양함을 통해 그리고 또 그 무한한 다양함 속에서 언제나 자리 잡고 있는 보이지 않는 믿음의 바탕을 통해, 독창성을 이루는 작품을 향한 예술가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의 길. 고된 길. 하지만 은혜로운 길. 사명감과 겸손함을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야 하는 길. 내 자신을 향한 사랑도, 상대를 위한 사랑도, 또한 보이지 않는 믿음을 향한 사랑과 신념, 그리고 성실함까지 필요한 길… 참 복잡하게도 쓴 것 같다만, 지금 내 정신 상태가 그렇다. 이것 저것 다 갖다 붙이다가는 내 생각도, 또 이 문장도 절대 끝나지 않을 것 만 같다. Run on sentence때문에 대학교때 그렇게 점수가 많이 감점되었는데.. 영어로 쓰나 한국어로 쓰나 마찬가지이다. 생각이 끝이 없는데, 글이라고 간단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내게는 글로 풀어내는 시간이 가장 진실 된 순간인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하다.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길 기도해왔다. 지금 역시 감정적으로 충분히 휘둘릴 만 한 상황이 온 것 만 같지만, 감사하게도. 벅차게 감사하게도. 담담하다. 그리고 사실은 지금 정말 감사한다. 과거를 더 이상 바라보지 않으려 해도 내가 겸손해지고 또 낮아지게 하는 나의 지난 날은 지금 내게 가장 소중한 채찍이자 선물이다.

 

감사합니다. 내가 그렇게 원망을 해도, 가슴이 뜯겨 나가는 것 만 같아도, 죄책감에 몸 둘 바를 몰랐던 순간도,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았던 순간들도 늘 같은 곳에서 지켜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내가 고요한 어둠 속에서 혼자 외치는 비명이라고 느꼈을지언정 결코 그 차가운 곳 에 나 혼자 헤메이던 게 아니였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셔서. 계속 계속 나의 부족함에 실망하고, 그리고 앞으로 또 언젠가는 철 없이 꺼이꺼이 울며 원망의 소리를 한다 할 지라도,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충분히 벅찬 삶을 살고 있고,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는 어제, 지금, 그리고 내일은 변함이 없을 것임을 마음 속에 다시 한번 새겨넣고, 저 역시 쉬운 삶을 살지 않겠습니다. 배우고, 노력하고, 단련하고, 무엇보다.. 부족하지만 낮은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살아있는 생명을 사랑하고 섬기겠습니다. 지금 하는 고백이 결코 내일 다시 일어났을때 내 기억에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렇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며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기도하겠습니다. 마치 어린 아이 혼잣말 마냥 정신 없는 글을 쓰는 이 시간은 곧 내게 치유의 시간이고, 기억을 되짚어 가는 시간이며, 또 회복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밤이 더 없이 소중하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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