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도 씨리얼로 어려운 하루를 버텼다. 오랜만에 하는 콩쿨에 괜히 겁내고 마음 쓰면서 잠도 못자고 새벽 4시반 부터 일어나서 혼자 이불속에서 유난을 떨어대고 아침에 벌벌떨며 학교를 기어가고 막상 무대에 서니 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다시 집에 와서 청바지로 갈아입고 화장을 지우고 씨리얼 한사발. 소화 시킬 시간도 없이 다시 일어나 나에게는 너무나 더운 도시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기 센 유대인들 상대하겠다고 차가운척, 기 안 죽는 척 힘들게 핸드폰을 구입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그토록 마주하기 싫었던 씁쓸한 결과를 들었다. 속은 씨멘트 바닥에 긁히는 느낌이었지만 웃으면서 함께 참가했던 연주자들에게 수고했다 나도 수고했다 그렇게 위로하며 집에 저벅저벅 걸어들어와 배가 꽤나 고팠는지 또 시리얼을 그릇에 붓고 우유를 붓고 한 수저를 입에 가져다 대는데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구나.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우는 건 아니지만 그냥 눈물이 살짝 맺힌다. 아주 조~금. 룸메이트가 눈치보고 쳐다봐서 또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이어폰 끼고 피노다인 노래를 틀었다. 노래 들으니까 또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가 또 다시 짠눈물을 우유와 함께 삼키고. 정말이지 단짠단짠의 연속이다. “쓰다”를 들으며 짠 눈물을 머금으니 기분 또한 이상하다. 눈물 조차 쓰게 느껴진다. 가끔 무너지고 싶을때가 있는데 왜 하필 오늘 그런 마음이 강하게 드는 것 일까. 정말 별 일도 아닐텐데.
반시간동안 어려운 감정을 마주하고 나니 이제 조금 담담하게 또 행복하게 글 쓸 수 있겠다! 혼자 짧은 찰나의 시간동안 온갖 맛을 느끼고 나니 역시 그 끝은 속이 시원하다. 쓰디 썼지만, 짜디 짰지만, 그래도 달다. 나의 고단했던 하루가 반복되는 하나의 노래를 통해 정리 될 수 있다니 신기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클래식을 하면서 가끔씩 부딪히는 피할 수 없는 표현의 장벽.. 나의 마음을 대신해줄 수 있는 누군가의 읖조림에서 또 다른 힘을 느낀다. 태어나서 25년만에 처음으로 간 홍대에서 처음으로 산 힙합 CD. 부모님은 모르시는 조용한 나의 취향은 사실 이런 것 인가 싶다. 가끔은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보다 힙합이 낫다고 생각이 든다.
열심히 한 만큼 기대하는 건 당연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에 실망을 하는 것 역시 당연하고. 하지만 감사한 건 후회 없이 열심히 준비했고 열심히 연주했고 내 열정을 부었던 연주였다는 것임을. 다른 이들에게는 부족한 연주였을지 몰라도 내게는 여러므로 감사한 연주 였다는 것. Veda가 하루 종일 생각 나는 하루다. 선생님 덕분에 정말 많이 성장 했음을 칭찬받은 하루. 역시 우리 선생님은 참 멋진 사람이구나. 피아노 앞에서 숨쉬기 조차 두려워 한 나를 이렇게 변하게 했구나. 정말.. 많이 혼나면서 배웠는데. 그러면서 왜 늘지 않나 항상 걱정했는데, 내가 Vardi한테 이렇게 생각지 못한 칭찬을 받다니. 알게 모르게 성장통의 쿡쿡 쑤시는 기분 나쁜 느낌과 어떠한 방법도 맞설수 없는 아픔이 참 감사한 오늘 하루. 이렇게 또 너무 많은 것 을 알게 되고 배우게 되고 떠올리게 되는 오늘 밤. 성장통이 고마운 오늘 하루. 이제 나는 안다 — 아픈 성장통은 언제나 웰컴. 막상 아플때는 또 다 잊어버리겠지. 또 아무 생각 나지 않겠지. 두렵겠지. 오늘내일나불대며 울어대겠지. 하지만 이제 그 아픔 후에 내가 커 있을 모습을 기대하는 법을 배웠기에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질꺼라는 희망 또한 꿈꾸어본다.
내일부터는 더 열심히 해야지. 후회없이 열심히 해야지. 뜨거운 해에 그을려 얼굴색이 담뱃재들이 속속들이 보이는 해운대 백사장 마냥 변해버렸지만… 내 마음 만큼은 행복한 하루다. 물론 폭퐁눈물을 쏟을 수 도 있었을 법 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감사한 것 을 생각하니 이 눈물들도 다시금 머금고 웃게 되는 것 같다. 아.. 아직까지 손 붙잡고 이야기 나누고 하소연 하고 투덜 댈 수 있는 친구가 없어서 그런지 지금 여기서 못 할 말도 없네. 그냥 다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게 되네. 조금은 진정이 되는 것 같다. 진정은 진정이고 여전히 내 친구들의 목소리가 그립다. 뉴욕 친구들이 “화이팅” 한마디만 해주면 울다가도 하하하 웃게 되는데. 다시금 친구들의 빈자리가 마냥 허하게 느껴지는구나..
그만 주절대자. 오늘 나는 또 감사한 하루를 보내었다. 특히나 성장했음을 인정받아서 행복하다! 성장통! 앞으로 내 삶에 오시거든 언제나 환영하겠습니다. 내 키가 안 큰 이유는 어렸을때 성장판이 늘어나는 잠깐의 뻐근함을 못견디고 나죽는다 울부짖으며 무릎을 하루종일 주먹으로 때려대고 밤에는 침대 옆 벽에 박아대서 일꺼야 아마도. 이제는 아플때 힘들때 오바하지 말아야지. 해프게 울지도 않아야지! 자학도 안해야지! 묵묵하게 받아들여야지! 그래서 나중에는 마음도 크고 음악도 큰 사람이 되어야지!
